항문이 콕콕 찌르는 느낌이 처음 시작됐을 때, 저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는데요. 그저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을 했고, 운동도 부족했으니 “아, 그냥 한 번 어쩌다 찾아왔다가 조금만 지나면 그러다말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었요.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항문 통증의 대표 원인은 치질이라고 나오니 내가 설마 치질 초기겠냐고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하고 대책없이 어서 낫기만을 기다리기만 했어요. 며칠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출혈은 없었고, 배변볼 때 찢어지는 통증도 없었어요. 대신 몇 분 간격으로 안쪽을 콕콕 찌르는 것 같은 불쾌한 느낌이 몇 분마다 한 번씩 반복되곤 했어요. 심하게 아픈 건 아닌데 하루 종일 신경을 쓰이게 만드는 통증이 주기적으로 계속되더라고요. 앉아 있으면 더 불편하기 그지없었고, 괜히 그 부위에 계속 힘이 들어가는 묵직한(?) 느낌도 있었어요.
병원에서 들은 한마디, “치질 아니에요”
결국 불안해져서 병원을 찾게 되었는데요. 진찰도 받아보고 필요한 검사도 했어요. 솔직히 저는 “초기 치질 증상이네요”라는 말을 당연히 들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고개를 저으시더군요. “치질은 아니에요.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넘나 당황스러웠고 그럼 도대체 뭐냐구요 하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치질이라면 약이라도 먹고 연고라도 바르면 될 텐데, 그것도 아니면 어쩌란 말이에요.. 그럼 나는 왜 계속 아픈 거냐구요?ㅜㅜ 집에 돌아와 의자에 앉는 순간 또 그 찌르는 느낌이 시작되는 거에요 또 몇 분만 지나면 꼭 잊지 않고 한 번씩. 검사상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통증은 그대로 계속된다는 게 가장 미칠 노릇이더라구요.
원인은 생각보다 다른 곳에 있었어요
이후에 알게 된 건, 항문 통증이 꼭 치질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어요. 항문의 근육 중에서 가장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근육인 항문거근이 심하게 긴장되어 있는 상태여서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거든요. 특히 스트레스가 많거나, 장시간 앉아 있거나,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는 생활이 이어지면 이 근육이 과하게 긴장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돌이켜보니 그 시기에 저는 잠도 제대로 못자는 날들이 많았고, 커피도 하루 서너 잔씩 엄청 많이 마셔대곤 했어요. 운동은 거의 할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구요.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몸은 계속 긴장된 상태에서 방치된 꼴이나 다름없었어요.
생활패턴을 바꾸어가니 변화가 생기긴 하더라구요
반신반의하면서도 좌욕을 시작하고, 커피를 줄이고, 오래 앉아 있지 않으려고 노력해보았어요. 하루아침에 사라지진 않았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니 통증이 나타나는 횟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게 느껴졌습니다. “오늘은 덜하다” 싶은 날이 생기니 아! 이거 언젠가는 완전히 나을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맘이 편해져갔어요.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게 있는데요. 항문 쪽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해서 모두 치질은 아니라는 거요. 글구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해서 아무 문제가 없는 건 아니고 통증이 거짓은 아니라는 것. 몸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자신에게 신호를 보내게 된다는 걸 말이에요. 저는 그 신호를 단순히 치질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거에요.
혹시 저처럼 당연히 치질일 거라 믿고 있다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면, 다른 가능성도 한 번쯤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필요한 검사는 꼭 받으시되, 결과가 별 문제가 없다고 나온다면 생활방식을 한 번 꼼꼼하게 점검해보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제 경우엔 답이 의외로 어렵지 않았던게 제가 기본적인 걸 지키지 않고 어기는 점들이 정말 많았다는 거에요.